같은 꽃, 다른 매출…졸업·입학 '시들', 온라인 '활짝'

입력 2020-03-25 13:58   수정 2020-03-25 14: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화훼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꽃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경매시세에 따르면 졸업·입학 선물로 많이 쓰이는 장미는 1묶음에 평균 3091원에 판매됐고, 안개꽃은 1묶음당 평균 5493원에 거래됐다. 작년 같은 기간 장미가 5361원, 안개꽃은 7168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2%, 23%씩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보통 2월 졸업식 및 3월 입학식 때가 대목인 소매 꽃가게 시름은 깊다. 서울 양천구에서 꽃집을 운영 중인 이모씨(34)는 "이미 들여놓은 꽃도 팔리지 않아서 매장에서 시들어가고 있다"면서 "현재 들여놓은 꽃이 팔리든, 시들어서 버리든 재고를 소진한 이후에는 꽃을 아예 들이지 말까 고민 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주변에 학교가 많아 1~2월에 바짝 벌었어야 했는데 지금 두 달이 넘도록 적자 상태다"라며 하소연 했다.

회사원들이 많은 지역의 꽃집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구에서 꽃집을 3년째 운영 중인 박모씨(36)는 "근처 회사원들이 인사발령이 나거나 회사 행사가 있으면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사가곤 했다"면서 "요즘에는 재택 근무때문인지 방문하는 직장인이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월세를 이미 냈으니 가게에 나오기는 하지만 다음 달에는 휴업을 해야 하나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꽃가게에서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줄어들고 재택근무가 확산하며 매출이 크게 하락했지만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오히려 꽃 상품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튤립과 프리지아를 판매하기 시작한 온라인 푸드마켓 마켓컬리에 따르면 하루 평균 꽃 판매량은 500건을 넘어섰다. 3월 제철 과일인 한라봉보다 판매량이 더 많은 셈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꽃을 사려면 꽃집이든 꽃 시장이든 돌아다녀야 하지 않느냐"라면서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는 상황인지라 온라인을 통해 꽃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소비자들을 끌어당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꽃은 저온에서 배송되어야 하는데 평소 식재료를 '풀콜드드체인'으로 배송하던 노하우가 잘 발휘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풀콜드체인 시스템은 물건을 산지에서 고객 집 앞까지 배달하기까지 전 유통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한 냉장 배송 시스템이다.

꽃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쇼핑몰 '꾸까'도 지난달부터 이달 20일까지 꽃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꾸까 관계자는 "구매 후기를 보면 '집에서 봄을 느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다"면서 "집에서 오랜 시간 머물다 보니 온라인으로 꽃을 구매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품 프로모션 역시 '집에서 즐기는 봄'과 같은 콘셉트로 진행하고 있다"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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